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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억짜리 가짜 계좌로, 완전자동매매를 먼저 돌려보기로 했다

실주문 한 번 테스트한 것과는 다른 얘기입니다. 사람 승인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주문까지 내는 자동매매가, 진짜 돈을 만나기 전에 가짜 돈으로 얼마나 버티는지 보는 중입니다

지난 글(실전 계좌 적용편(새 창))에서 실주문을 한 번 내봤다는 얘기를 했습니다. 그런데 그건 사실 "배관이 뚫리는지" 확인한 것에 가깝습니다. 딱 한 번, 사람이 지켜보는 채로 사고팔아본 것뿐이니까요.

진짜 중요한 검증은 따로 있습니다. 사람 승인 없이 스스로 판단해서 계속 매매하는 게, 시간이 지나도 안 무너지는가라는 질문입니다. 이건 주문 한 번으로는 절대 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.

트레이딩봇과는 다른 트랙

지금까지 얘기한 트레이딩봇은 사람이 매번 개입합니다. 목표 비중에서 벗어나면 텔레그램으로 제안이 오고, 승인 버튼을 눌러야 실제로 주문이 나갑니다.

이번에 시작한 건 결이 다릅니다. 사람의 승인 없이, 하루에 여러 번 스스로 판단하고 주문까지 내는 완전자동 트랙입니다. 목표는 언젠가 이 완전자동 판단을 진짜 돈에도 맡길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.

5억짜리 가짜 계좌, 사람 승인 없이

그래서 증권사의 모의투자(가상 자금) 계좌 하나를 새로 열었습니다. 5억 원 규모로 시작했는데, 실제 손실 위험이 전혀 없는 가짜 돈입니다.

이 계좌 안에서는 하루에 여러 차례, 판단부터 주문·체결 확인까지 전 과정이 사람 개입 없이 자동으로 돌아갑니다. 사람이 하는 일은 전체를 꺼버리는 것과, 텔레그램으로 오는 알림을 지켜보는 것 정도입니다.

왜 굳이 모의에서부터 완전자동으로

원래 계획은 조금 더 신중했습니다. 승인 없이 자동으로 돌리는 단계는 여러 단계를 거쳐 조금씩 넓혀가려던 참이었습니다.

그런데 모의계좌만큼은 그 단계를 건너뛰고 처음부터 완전자동으로 돌리기로 했습니다. 이유는 간단합니다 — 이 계좌의 목적 자체가 "완전자동 경로가 실제로 버티는지" 확인하는 것이라서, 여기서까지 사람이 개입하면 정작 확인하고 싶은 걸 확인 못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. 가짜 돈이라 위험이 없으니, 처음부터 실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시험해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.

그래도 안전장치는 그대로

완전자동이라고 안전장치까지 뺀 건 아닙니다. 앞선 글에서 설명한 장치들 — 손실 한도를 넘으면 멈추는 킬 스위치, 이중 주문 방지, 체결 결과를 성공/실패/알 수 없음으로 나누는 처리 — 이 전부 이 계좌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.

오히려 사람이 매번 확인 안 하는 만큼, 이런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.

초반 손익은 아직 의미 없다

시작한 지 며칠 안 됐는데, 이 시점의 손익은 일부러 눈여겨보지 않고 있습니다. 이 트랙의 목적은 지금 당장 돈을 버는지 확인하는 게 아니라, 시스템이 오래 돌려도 안 깨지는지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.

초반 며칠은 계산이나 체결 과정에서 자잘한 오차가 나오기도 했는데, 이런 것도 오히려 지금 잡아야 할 것들을 잡아내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. 손익을 논하기엔 아직 너무 이릅니다.

진짜 돈으로 가려면

이 모의 트랙이 일정 기간 동안 큰 문제 없이 돌아간다는 게 확인되면, 다음 단계로 실제 계좌에서 아주 작은 금액으로 시험해보는 걸 검토할 계획입니다. 그 이후에도 진짜 돈으로 완전자동을 전면적으로 맡기기까지는, 최소 몇 달에서 반년 가까운 실전 기록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.

서두르지 않기로 했습니다. 이 프로젝트에서 여러 번 배운 게 있다면, 안전장치를 의심하고 충분히 오래 지켜본 뒤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편이 결국 더 빠르다는 것이었습니다.


실주문 한 번을 내본 것과, 이렇게 계속 스스로 판단하게 놔두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. 지금은 그 차이를 가짜 돈으로 먼저 겪어보는 중입니다.